치매 초기증상 짜증, 성격변화 신호 3가지 체크

저는 아버지가 사소한 일에 화를 내실 때 그냥 나이 탓이라고 넘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알았어야 할 것은 하나였습니다. 치매 초기증상 짜증은 기억력 저하보다 먼저 눈에 띄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성격 변화 신호를 정리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짜증이 먼저 왔습니다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로 나타나며, 나이가 들면 당연히 겪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 아닙니다. 요양원에 입원하는 분들의 절반 이상이 치매, 그리고 치매에 동반된 파괴적인 행동 때문에 입원합니다. 그런데 가족들이 처음 이상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기억력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예민해지고 짜증이 늘고 사소한 일에 화를 내는 변화가 먼저 보이기 때문입니다.

초기 치매에서 나타나는 성격과 행동 변화는 비교적 뚜렷합니다. 예민해짐, 짜증 증가, 사소한 일에 화냄, 불안감 증가, 의심이 많아짐, 고집이 강해짐, 소극적이고 무기력해짐이 대표적입니다. 문제는 이 변화들이 하나같이 “원래 성격이 좀 그러셨다”는 말로 설명이 되어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치매 초기증상 의심 단계에서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왜 이렇게 됐나, 행동 변화가 먼저인 이유

그전에는 어땠나

예전에는 치매를 기억력 문제로만 봤습니다. 성격이 변하고 화를 내는 것은 치매가 한참 진행된 뒤에 생기는 문제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노인이 짜증을 내면 노화나 고집으로 넘기고, 검사는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 뒤에야 받는 흐름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무엇이 바뀌었나

2008년 아르헨티나의 정신과의사 Taragano가 경도행동장애(Mild Behavioral Impairment)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인지 저하보다 행동 변화가 먼저 올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2016년에는 미국치매협회(NIA-AA)가 진단 기준을 내놓았습니다. 기억력 중심(전) 에서 행동과 성격 변화까지 포함(후) 으로 관찰 범위가 넓어진 셈입니다.

미국치매협회가 제시한 경도행동장애 기준은 다섯 가지입니다.

  1. 50세 이후에 발생한 뚜렷한 행동 또는 성격의 변화가 있을 것
  2. 그 변화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것
  3. 의욕 감소, 감정 조절 어려움, 충동 조절 어려움,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 환각이나 망상 중 하나 이상을 포함할 것
  4. 사회생활, 직업, 대인관계에 실제로 장애를 일으킬 것
  5. 치매 수준의 인지 저하는 아직 없을 것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정신과 외래에 온 노인 중 인지 저하가 전혀 없는 분은 20%가 이 기준을 충족했고,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분은 50%가 충족했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감정 조절과 충동 조절의 어려움이었고, 이어서 의욕 감소, 부적절한 사회적 행동, 지각과 사고의 이상 순서였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무슨 영향이 있나

  • 부모님이 6개월 넘게 부쩍 짜증이 늘고 화를 자주 내시는 경우: 단순 성격이 아니라 관찰이 필요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 기억력은 멀쩡한데 감정 조절만 안 되는 경우: 인지 저하가 없어도 경도행동장애 기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짜증과 함께 무기력, 불면, 온몸이 아프다는 호소가 같이 오는 경우: 치매가 아니라 노년기 우울증일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합니다.

여기서 반드시 갈라 봐야 할 것이 섬망입니다. 치매는 점진적으로 시작되고 시발점이 언제인지 불명확하며 기억력을 위주로 영향을 줍니다. 반면 섬망은 갑작스럽게 시작되고 시발점이 명확하며 주의력을 위주로 영향을 줍니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분이 하룻밤 사이 딴사람처럼 변했다면 치매보다 다른 원인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정도의 문제입니다. 노화 관련 기억 장애는 단기 기억이 줄고 새로 배우는 능력이 떨어지지만 일상 기능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그보다 심한 기억 상실에 언어, 사고, 판단력 저하까지 올 수 있지만 역시 일상 기능은 유지됩니다. 다만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분 중 최대 절반이 3년 이내에 치매로 진행합니다.

치매 초기증상 짜증, 성격변화 신호 3가지 체크

가족이 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호를 세 갈래로 정리했습니다. 진단이 아니라 병원에 갈지 말지를 정하는 기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체크 항목무엇을 보나노화와 다른 점
감정과 성격짜증 증가, 사소한 일에 화냄, 의심이 많아짐, 고집이 세짐, 무기력6개월 이상 이어지고 대인관계에 지장을 줌
말과 기억“그거”, “저거” 같은 지시대명사 사용, 엉뚱한 단어로 대체, 말수 감소최근 대화와 일은 잊지만 오래된 기억은 비교적 유지됨
시간과 일 처리날짜와 요일 혼동, 익숙한 길에서 헤맴, 운전, 장보기, 은행 업무, 조리 순서 혼동하려던 일을 중간에 잊고 처리 시간이 눈에 띄게 길어짐

첫째는 감정과 성격입니다. 치매 초기증상 짜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예민해지고 불안이 늘고 의심이 많아지는 변화가 함께 옵니다. 특정 유형의 치매는 초기부터 충동적인 행동, 폭력적인 반응, 사회 규범을 어기는 행동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수원S서울병원 신경과 임진희 원장이 밝힌 내용입니다.

둘째는 말과 기억입니다.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그거”, “저거”로 대신하거나 엉뚱한 단어로 바꿔 말하고, 대화 흐름을 유지하기 어려워 말수가 줄어듭니다. 최근 일은 잊는데 오래된 이야기는 또렷하게 하시는 점이 건망증과 갈리는 지점입니다.

셋째는 시간 감각과 일 처리입니다. 날짜와 요일, 시간을 헷갈리고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기도 합니다. 운전, 장보기, 은행 업무, 음식 조리처럼 늘 하던 일에서 처리 시간이 길어지고 순서를 헷갈립니다.

원래 성격일까, 우울증일까, 어떻게 가르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집에서 혼자 가르기는 어렵습니다. 초기 치매 진단은 환자 본인의 증상 호소와 보호자 면담, 즉 문진으로 시작합니다. 원래 그런 성격이었는지, 아니면 특정 시기부터 달라진 것인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경도행동장애를 감별할 때도 병력 청취로 발현 시점과 경과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신경심리검사, MRI, 혈액검사를 시행합니다.

노년기 우울증도 함께 봐야 합니다. 노년기 우울증은 “슬프다”는 표현보다 무기력함, 기운 없음, 온몸이 아픔, 소화불량, 불면 같은 신체 불편감과 기억력 저하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치매나 노화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짜증이 늘고 건강 걱정이 심해지고 외출과 대인관계를 피하며, 약속을 잊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모습도 나타납니다. 우울감과 의욕 저하가 2주 이상 이어지면서 식사, 수면, 외출, 위생 같은 일상에 지장을 준다면 의심해볼 시점입니다. “내가 가족에게 짐이 된다”는 말을 반복하신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치매와 우울증은 증상이 언제 시작됐고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우울증을 치료한 뒤 인지 기능이 함께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치매 초기증상 검사를 받는 일은 나쁜 결과를 확인하러 가는 절차가 아닙니다. 앞으로의 치료와 생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가깝고,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노년기 우울증과 치매를 어떻게 구분하는지도 같이 보면 도움이 됩니다.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예방 관리

예방은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유산소 운동입니다. 주 3회 이상, 땀이 날 정도의 빠른 걷기나 가벼운 조깅이 권장됩니다. 여름철에는 한낮 야외 운동을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며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는 인지 자극입니다. 신문 기사를 소리 내어 읽고 요약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퍼즐, 색칠, 바둑 같은 활동이 해당합니다. 셋째는 혈관성 위험 요인 관리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관리하고 금주와 금연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정기 검진을 병행합니다. 치매안심센터 등 공공 서비스 정보는 보건복지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을 갈라 두겠습니다. 경도행동장애의 진단 기준과 경도인지장애의 3년 내 치매 진행 비율은 기준으로 제시된 내용입니다. 반면 우리 부모님의 짜증이 치매 초기증상 짜증인지, 우울증인지, 원래 성격인지는 문진과 검사를 거쳐야 알 수 있습니다. 정확한 검사 항목과 비용, 가능한 진료과는 방문하려는 병원이나 지역 보건 기관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짜증이 늘면 무조건 치매 초기증상인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50세 이후에 뚜렷한 행동이나 성격 변화가 생겨 6개월 이상 이어지고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실제로 지장을 준다면 경도행동장애 기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노년기 우울증이나 다른 원인일 수도 있으니 문진을 받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Q. 건망증과 초기 치매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구분 포인트 중 하나가 성격과 감정의 변화입니다.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거나 무기력해지는 변화가 함께 오는지를 봅니다. 초기 치매는 최근 대화와 일은 잊지만 오래된 기억은 비교적 유지되고, 운전이나 은행 업무 같은 일상 활동에서 순서를 헷갈리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Q. 어제까지 멀쩡하다가 갑자기 이상해졌는데 치매인가요?

치매는 점진적으로 시작되고 시발점이 불명확하며 기억력 위주로 영향을 줍니다. 갑작스럽게 시작되고 시발점이 명확하며 주의력 위주로 영향을 준다면 섬망을 먼저 고려합니다. 급격한 변화는 빠르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치매 초기증상 테스트만 해보고 병원은 안 가도 되나요?

자가 점검은 병원에 갈지 판단하는 참고 자료입니다. 초기 치매 진단은 본인의 증상 호소와 보호자 면담을 바탕으로 하고, 필요하면 신경심리검사, MRI, 혈액검사가 함께 이뤄집니다. 조기 발견은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늘 딱 하나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부모님의 짜증과 성격 변화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달력에 되짚어 적어보는 일입니다. 6개월이라는 기준이 있기 때문에 시점 기록 하나가 진료실에서 가장 큰 정보가 됩니다.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분 중 최대 절반이 3년 이내에 치매로 진행하는 만큼, 미루는 시간이 곧 손해입니다. 겁이 나서 미루는 마음도 이해합니다. 다만 조기 검진은 나쁜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를 계획하는 자리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세요.